| 로그인 | 이메일   
건강상식       
홈 > 건강상식
등록시간: 2005년04월15일 16시12분    순영재단   홈페이지: -   조회 : 12790  
>>
 한국의 정신보건역사 및 최근의 환경변화

우리 나라 정신보건의 역사 및 최근의 환경변화
(아래자료는 "지역사회정신보건사업 기술지원단"에서 발췌하였습니다.
http://mentalhealth.kihasa.re.kr/business/index.html)


1) 1970년 이전

1970년대까지 우리 나라에서는 정신보건 문제가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1970년대까지 우리 나라가 농경 사회를 기반으로 하였고, 농경 사회의 사회구조는 대가족제도와 씨족사회가 발전한 농촌형 지역사회를 토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즉, 정신질환자가 발생해도 대가족제도와 전통적인 지역사회의 구조 속에서 그로 인한 사회적 서비스 수요를 흡수해왔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정신질환자들은 지역사회 내에서 흔히 볼 수 있었고, 농사일에 종사하면서 주위의 잘 아는 친척과 동네 사람들 속에 섞여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었다. 정신질환에 대해서도 약간의 미신적인 질병관으로 인한 편견이 있었으나 농경 사회에서는 동네에서 같이 살아갈 만한 정도였다. 국가 경제가 어렵고, 먹고 살기 바쁠 때이긴 했지만, 정부는 정신보건에 대해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고, 대책을 세우지도 않았다. 민간부문에서는 서구의 선진적인 정신의학이 도입되면서 기본적인 틀을 세우기 시작하였으나 전국적으로 보편적인 서비스 체계를 갖추지는 못한 상태였다.


2) 1970년대부터 1983년까지

1970년대에 들어서 우리 나라는 몇 십년간의 짧은 기간에 선진외국에서 몇 세기동안 경험했던 사회경제적 변화를 압축적으로 경험하기 시작하였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짧은 기간동안 봉건적 농경사회에서 자본주의적 산업사회로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 나라는 광범위한 변화가 사회의 전분야에서 빠르게 일어나게 되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일어나면서 전통적인 가족형태인 대가족제도가 붕괴되면서 빠른 속도로 핵가족화가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정신질환자에 대한 가족의 역할이 점차로 축소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공업화와 함께 진행된 도시화는 인구의 유동성을 증가시키면서 전통적 지역사회의 물리적 환경을 변화시켰고, 지역사회의 공동체적 기반을 약화시켰다. 이에 따라 기존의 지역사회는 구성원간의 내적 통합력이 약화되고 익명성이 유지되면서 지역사회 내에서의 정신질환자를 보는 시각에도 변화를 맞게 되었다. 또한 농업의 산업기반이 약화되고 농사일도 기계화되기 시작하면서 정신질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어 이들의 생산성(지역사회 내에서의 효용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것도 산업화와 함께 있었던 주요한 변화였다.

결국 그 동안 전통적인 가족제도와 지역사회가 흡수하던 정신보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사회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80년대 초반까지 국가는 아무런 대책 없이 국민의 정신보건 문제를 방치해오고 있었다. 핵가족화된 가족과 도시화된 지역사회가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는 정신보건 문제는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 체계나 복지 서비스 체계로 흡수되지 못하자 정신질환 관리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무허가시설에서 흡수하기 시작하였다.

무허가시설에서의 정신질환자는 아무런 법적 지원이나 감시를 못 받게 되면서 인권이 침해되고 치료 가능한 많은 정신질환자가 치료시기를 놓치며 장기간 수용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또한 그 동안 지역사회 내에서 같이 생활하던 정신질환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장기수용되기 시작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은 오히려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3) 1983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우리 나라 곳곳에 정신질환자를 불법적으로 수용하는 대형 무허가 기도원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많은 무허가시설에서 인권 침해 사례가 보고 되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1983년 KBS TV의 프로그램 '추적 60분'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많은 국민의 분노 속에 무허가 기도원에 수용된 정신질환자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의 국가 정신보건 서비스 체계의 취약성과 후진성이 단시간 내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에 따라 무허가 기도원에서의 정신질환자에 대한 비인권적 처우를 개선하고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 당시 정부의 정신보건정책 기조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방위적 시각에서 정신병상 및 수용시설 확충정책이 중심을 이루었고,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정신병원을 증설하고 무허가 기도원을 정신요양시설로 양성화하면서 정신병상을 확대해 나갔다.

이에 따라 무허가시설에 수용되었던 정신질환자의 처우가 일부 나아지기도 하였으나, 정신병상과 수용시설 증가는 장기입원 또는 장기수용을 통해 여러 가지 부작용을 구조적으로 생산해내기 시작하였다. 최소한의 의료적 서비스가 제공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인권침해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불필요한 장기입원과 장기수용을 통해 국가예산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격리된 병원과 수용시설 중심의 정신보건 서비스 제공체계는 정신질환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편견을 강화시키면서,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내 거주나 취업 등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내에서 적응하기 힘들어진 정신질환자는 다시 장기입원과 장기수용을 반복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었다.


4) 1990년대 초반부터 1995년말까지

1960년대부터 미국 등 선진외국에서는 지역사회 정신보건이 정신보건 서비스 체계의 주요한 축으로 자리잡은 이후 꾸준한 탈원화가 진행되어 전체 병원 또는 시설 입원환자의 1/2 내지 3/4에 해당되는 많은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거주하면서 치료받게 되었다.

우리 나라도 1970년대 가톨릭대학병원 정신과에 개설된 우리 나라 최초의 정신과 낮병원과 광주의 천주의 성요한병원에서 정신장애자 재활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1986년 '태화샘솟는집'이 문을 열면서 처음으로 병원거점(Hospital-based)이 아닌 지역사회거점(Community-based) 재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또한 연세대학교에 의해 지역사회 전체를 사업의 단위로 생각하는 정신보건사업이 시범적으로 강화도에서 수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전의 이러한 변화는 1990년대의 지역사회 정신보건의 확대를 위한 개별적 역량 축적의 의미만을 가졌고 보편화된 국가 정신보건복지 서비스 체계로 구조화되지는 못하였었다.

1980년대 이후 WHO 등의 국제기구로부터의 우리 나라 정신보건 서비스 체계의 후진성에 대한 지적과 지역사회 정신보건으로의 전환에 대한 권고가 지속되었으며, 우리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고 올림픽 이후 선진국과의 교류가 늘면서 많은 정신보건 전문가와 공무원들이 선진외국의 선진적 정신보건 서비스 체계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많은 정신보건 전문가들의 정부에 대한 지속적인 설득 속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는 정부 내에서도 지역사회 정신보건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1994년부터 보건복지부가 '지역사회 정신보건 사업체계 개발 및 정신보건의 현황과 정책개발'(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정신질환자 재분류 및 정신의료 시설기준 개발연구'(아주의대 정신과학교실), '정신보건의 현황과 정책과제'(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교 정신보건사업'(연세의대 정신과학교실), '정신요양원 수용자의 사회복귀 및 거주시설 운영'(아주의대 정신과학교실), '도시재가환자를 위한 지역사회정신보건 시범사업'(아주의대 정신과학교실), '농촌 재가환자를 위한 지역정신보건 시범사업'(서울의대 정신과학교실) 등의 용역연구를 실시하면서 지역사회정신보건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고 이러한 이념의 시범적 적용을 시도하였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사회중심의 정신보건체계에 대한 필요성과 그 가능성이 확인되었고, 이것이 곧바로 정신보건법 제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강제입원 조항과 관련된 인권침해 소지에 대한 논란은 군사독재 정권이 문민정권으로 대체되면서 갈등의 무게가 줄기 시작하였고, 결국 오랜 논란 끝에 1995년 12월 '정신보건법'이 제정되었다. 정신보건법은 부족하나마 국가 정신보건정책의 방향을 '지역사회정신보건'으로 합의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종래의 병원 및 수용시설에서의 장기입원이나 장기수용위주의 정신질환자 관리가 국가 정신보건정책의 주요한 중심축이었으나 이제 정신질환자를 지역사회에서 보통사람과 같이 사회에 통합된 가운데 치료하고 재활시키겠다는 것이 국가 정신보건정책의 중심축이 된 것이다.


5) 1995년부터 현재까지

1995년말의 정신보건법 제정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 나라도 지역사회 정신보건 사업에 대한 일반국민과 공무원의 인식 폭이 넓어지게 되었다. 지역사회 정신보건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아주 적게나마 시작되어 지역사회 정신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가 구축되고 연결되기 시작하였다. 이의 추진을 위해 중앙정부에 정신보건복지 서비스의 기획과 추진을 담당하는 정신보건과가 1997년 출범하기에 이르렀고, 1998년부터 충청남도와 광주광역시 등의 지방정부에서도 정신보건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주무부서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1995년 정신보건법 제정과 함께 서울특별시와 경기도가 주도하는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이 출발하였고, 1999년 현재 서울특별시에 7개, 경기도에 19개, 서울 및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에 12개, 총 38개의 정신보건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14개소는 중앙정부에서 일부 재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정신보건법에 의해서 설치된 정신질환자 사회복귀시설이 약 16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보건소에서도 기본적인 정신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초적인 작업이 1998년부터 서울과 경기도의 보건소를 중심으로 시작되었고, 각 보건소에 정신보건 전문요원이 배치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병상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장기입원 및 수용환자의 재원기간은 좀처럼 감소하고 있지 않다. 이는 아직도 지역사회 내에서 정신질환자가 거주하면서 생활하기에는 지역사회의 지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1999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서 정신질환에 의한 정신장애를 법정 장애인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2000년 1월부터 장애인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장애인복지 서비스의 질과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정신질환자나 그 가족에게 도움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6) 최근의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와 정신건강

앞서 언급되었듯이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산업화와 도시화는 국민들에게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새로운 사회경제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산업화는 생산성의 증가를 위한 분업의 광범위한 확산을 가져왔고, 분업을 통해 분절화된 노동은 노동으로부터 소외되는 인구를 증가시켰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함께 육체적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은 줄어들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 늘어남에 따라 우울증과 심장질환 등 직업 스트레스로 인한 직업병이 증가되고 있다.

또한 우리 나라는 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친 가족계획의 추진과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른 위생상태의 개선으로 저출산율·저사망률의 선진국형 인구구조로 이행되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해 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전염성 질환과 영양부족에서 오는 후진국형 질병은 줄어들고, 노인성 질환, 심혈관 질환 등의 만성퇴행성질환, 정신질환, 알코올 및 약물중독 등이 증가하는 선진국형 질병구조로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1960년 28%에서 1997년 78.3%로 급속히 진행된 도시화에 의한 인구의 과밀화, 생존경쟁의 증가, 공해, 소음 등 열악한 도시환경이 정신질환 발생을 증가시키고 있다. 도시화를 통해 농경사회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오던 전통적인 지역사회의 사회통합력(Social Integration)이 와해되면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감소하고 있다. 또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핵가족화에 덧붙여 근로시간 단축 등 남성 근로조건의 개선없이 진행되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는 가족 내 정신질환자에 대한 가족의 간호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

즉, 우리 나라는 산업화로 인한 직업구조의 변화, 도시화, 인구구조의 변화 등의 급격한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로 인하여 정신질환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오히려 전통적 지역사회와 대가족제도 하에서 흡수(Buffering)되던 정신질환에 의한 부담 중 상당부분이 축소되면서 국민의 정신적 불건강과 정신질환에 대하여 국가가 수행하여야 할 역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있다.

이런 가운데 1997년 말부터 시작된 경제위기는 IMF 관리체제로 이어지면서 국가의 총체적 위기상황을 경험하였다. 1999년 말 현재 다소 경기가 살아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실업률은 국민의 정신건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업은 국가경제, 범죄 등 사회병리는 물론, 국민의 건강수준(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미국의 경험으로 볼 때 실업률이 1% 증가함에 따라 전체 사망률이 2.3% 증가하였고, 자살률은 1%, 정신병원 입원율은 6% 증가하였다고 보고 되었다(Brenner, 1984).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97년 11월 전까지 월 평균 자살자가 720명이었으나 IMF 관리체제가 시작되면서 월 평균 자살자가 900명에 육박하고 있다(문화일보, 1998).


* 정신질환의 사회적 부담 *

우리 나라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질병부담이나 사회적 비용을 추산한 연구가 아직 하나도 없다. 미국에서 정신질환의 치료에 소용된 비용과 정신질환에 의한 생산성 저하 비용 등을 추산한 연구를 보면, 정신질환의 사회비용이 약 2,000억 달러(약 240조원)로 추산되고 있다. 이것은 미국 GDP, 즉, 국내총생산의 2.7%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암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약 1.5배나 된다. 더구나 광의의 정신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까지 포함시키면 GDP의 5.7%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한다. GDP의 5.7%로 추산된 이 비용은 미국의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비 지출이나 미국 전역의 주택건설에 사용되는 비용의 1.5배에 해당한다. 최근 한국보건 사회연구원에서 수행한 연구에서 술로 인한 우리 나라의 사회적 비용부담이 9조원에 달한다고 발표되었다(노인철 외, 1997). 우리 나라에서도 정신질환에 의한 사회적 비용을 추산하고 이를 낮추기 위한 장단기적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보건분야에서는 사망률이 높은 질병위주로 보건정책의 우선 순위가 결정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사망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의 건강상실에 의한 부담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중대한 단점을 안고 있다. 더욱이 최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으로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는가'가 중요하게 인식되기 시작되면서, 사망뿐만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장애까지 감안하여 질병의 부담을 측정하고 이에 따라 보건정책의 우선 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이전글 : 식중독 및 전염병 예방  
다음글 : 정신과 질환에 관하여.......  

의료법인 순영재단
    [52509] 경상남도 사천시 축동면 서삼로 1110-35 TEL:(055)854-6000 / FAX:(055)854-7009
    Copyright 2003 by Soon Young Foundation Medical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